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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인류의 대반격, 코로나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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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희(co******)

2021.04.13 09:55:51 | 2,505 읽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묵인희 교수는 동대학교 자연대학에서 동물학 학사를, 미국 애리조나대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한영 알츠하이머병 연구단의 한국대표, OECD 알츠하이머병 분과의 한국 대표, 국가치매책임제 연구개발위원회의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서울대 치매융합연구센터 센터장,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등을 겸하면서 꾸준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규명과 진단∙치료 기술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과학언론상(19’), 제1회 한림원생리의학상(20’)을 수상하여 그 성과를 인정받기도 하였다.



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



2020년을 시작하며 4차 산업 혁명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고민하는 주제가 모든 과학 모임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 우한에서 COVID-19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돈다는 뉴스를 접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린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를 경험하면서 감염병의 빠른 전파속도에 경각심을 가졌지만 그때만 해도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수는 2021년 3월말 기준으로 29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질병관리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통계자료 근거). 이 숫자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사망자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다. 코로나19라는 작은 생명체가 전 세계의 일상과 사회, 경제를 바꾸어 놓고 있다는 사실에 연일 공포감이 더해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정확한 이름은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2 (SARS-CoV-2)이며 이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서 인체에 침입하게 된다. 이렇게 감염된 코로나19의 주된 전파경로는 감염자의 호흡기 침방울 (비말)에 의한 전파이다. 잠복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 5-7일 정도이고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에 의해 코로나19 유전자를 검출하는 것이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진단검사 방법이다. 현재 코로나19의 특이적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서 허가 받은 램데시비르가 유일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표되고 온 세계가 혼란에 빠져있는 동안에 전세계가 총 15조원의 거대자본 (전 세계 국가 9조4472억원, 비영리 단체 2조1801억원, 글로벌 제약회사 3조7789억원 등)을 투입하여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게 되었다. 백신 제작을 시작한 지 약 11개월 만인 2020년 12월 11일에 화이자의 백신이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처음으로 사용이 허가됐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고 인류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도 아주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루어 졌는데, 2020년 1월 1일 SARS-CoV-2 염기서열이 밝혀진 이후, 항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의 염기서열을 골라내고 2일 만에 모더나 백신 (mRNA-1273)의 염기서열을 결정하여 백신개발을 시작했다. 

임상시험에 진입한 것은 염기서열 규명 후 63일 만이다. 일반적으로 백신 1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약 10년의 기간과 5조 원에 이르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경우이다. 



외부에서 세균 혹은 바이러스들이 인체에 침입하여 세포를 공격하고 증식을 하는 감염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 몸은 면역체계가 작동한다. 우리 몸은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항체를 생성하여 질병과 싸우는 과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경우는 바이러스 세포 표면에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이 돌기처럼 솟아있고 이것을 통하여 인체 세포에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 표면에서 발현하고 있는 수용체 (ACE2 단백질로 스파이크단백질 수용체)에 결합하여 세포내 감염이 시작된다. 이러한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단백질의 결합을 저해하여 코로나19의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중화항체를 생성하고자 하는 것이 코로나 예방 백신의 원리이다. 


(출처) 메디케이트 뉴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단백질과 인체 세포 표면의 ACE-2와의 결합을 저해하여 인체 내 감염을 줄이고자 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플랫폼 소개


(출처) Nature Review Immunology (2021), Dai L & Geoge F. Gao


(1) 사백신 (inactivated Vaccine)

기존의 A형간염, 독감, 소아마비 같은 질병에 이러한 사백신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이것은 바이러스의 활성을 없애고 항원으로써만 작동하게 만든 백신으로 바이러스의 구조와 동일하므로 항원으로 작용하여 인체 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시노팜, 시노백)


(2)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Virus Like Particles)

유전정보 없이 바이러스의 외부 단백질 껍데기로만 이루어진 백신이다. 인체 내로 들어가도 증식하지 않고 항원으로써만 작용하여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메디카고, 스파이바이오테크 등)


(3) 단백질 재조합 백신

과거 인플루엔자, 백일해, 말라리아 백신 제조방법으로 사용된 것으로 바이러스 단백질의 주요 부분만을 유전자재조합기술로 만들어서 투여한다. 인체 내 항원으로 작용함으로써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노바백스, 사노피파스퇴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4) 바이러스 벡터 백신

아데노바이러스 혹은 렌티바이러스의 껍데기로 포장하여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병원성이 없는 바이러스 껍데기 내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유전자를 넣어 인체에 주입한다.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들어가서 세포 안으로 항원 유전자를 넣어주어 항원 단백질을 만들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스푸트니크V, 셀리드 등)


(5) DNA와 mRNA 백신

DNA 백신은 좋은 항원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 DNA 조각을 투입하면 세포 내 핵 안으로 이동시켜 스스로 DNA--> RNA--> 단백질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항원을 만들고 이에 대항하는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이노비오-국제백신연구소, 자이더스 카딜라 등).


mRNA 백신의 경우는 인체에 주입되지만 mRNA 형태로 투여되므로 세포의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세포질에서 항원을 만들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개발사: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등). 화이자와 모더나는 지질나노입자를 이용하여 mRNA가 세포질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노하우 등을 활용하였다. 


(6) 약독화 생백신 (Live Attenuated Vaccine)

항원 단백질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실제 바이러스처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형태를 만들어서 주입하는 것으로 이 항원으로부터 항체 생성을 유도하게 된다.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천연두와 같은 질병에 약독화 생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 방법을 사용하여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백신 중, 모더나와 화이자가 선두 그룹으로 개발한 mRNA 백신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최신 기술이다. 


◈ 현재 개발되어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 백신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충분한 임상3상 n수가 확보되지 않았으나 각 국의 긴급승인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예방효과




(1) 코로나19 백신을 임상시험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접종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등장한지 343일 만이다.


채 1년이 안 된 기간동안 바이러스의 특성파악 및 제작, 동물시험, 시제품화, 임상시험까지가 초고속 스피드로 인류의 명운을 걸고 과학의 힘을 극대화 하면서 코로나19 백신개발이 진행된 것이다. 영국에서 2020년 12월 8일 코로나19에 대한 최초 백신접종을 받는 모습이 전세계 공중파를 통해 방송되면서 인류의 대반격이 시작됨을 알렸다. 감동의 순간이었고 이제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과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안도감을 가지게 하는 장면이었다. 


12월 15일 미국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대량접종을 선포하면서 “게임 체인저”로서의 백신의 역할을 천명하였다. 이스라엘은 12월 17일, 독일과 이탈리아는 12월 27일 등 전세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2021년 2월 26일부터 의료기관 종사자를 시작으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사의 백신 접종을 시작하였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사항은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상황이다. 이스라엘 전체인구는 930만명으로 화이자사와 이스라엘 정부가 협약을 맺어 전국민을 화이자백신 한가지를 이용하여 빠른 접종을 시작하였다. 2020년 12월 17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현재 전체 인규의 60%가 1차 접종을 마쳤으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이러한 접종 결과를 분석한 논문이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월호에 발표되었다 (NEJM 2021, Dagan et al). 아래 그림과 같이 1차 접종 후 14일 시점부터 백신 미접종 그룹과 현격한 차이가 나면서 예방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 NEJM 2021, Dagan et al


2차 접종 후의 7일 후의 결과들을 보면 모두가 94%대의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 (95% 효과)와 real world에서의 결과 (94% 효과)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2차 접종 후 21일까지 관찰한 결과를 보면 거의 새로운 감염은 아주 극소수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출처) 2021년 2월 9일 Reuters (Jerusalem) 기사


(2) 코로나19 백신의 항체 생성률과 항체 지속기간


그렇다면 코로나19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의 생성률은 얼마나 되고 항체의 지속성은 얼마나 오래 지속할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모더나사의 2차 백신 접종 후 3개월 후에 34명의 접종 대상자들을 가지고 나이별, 날짜별 항체 레벨을 측정한 결과를 NEJM 1월호에 발표하였다 (NEJM 2021, Widge et el). 


◎ 항체 생성률: 모더나 case

아래 그림과 같이 살아있는 세포들에서 항체생성율을 측정하는 PRNT assay (the live virus plaques-reduction neuralization testing assay) 결과를 보면 1차 접종 후 서서히 올라가던 체내 항체농도는 2차 접종 2주 후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18세에서 55세의 평균값은 182, 55세-70세의 평균값은 167, 71세 이상은 109의 평균값을 각각 나타냈다. 나이가 들면서 항체 생성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평균 항체량에 비해서 현저히 높은 항체 생성률이므로 고무적인 결과이다. 


◎ 항체 지속성: 모더나 case

아래 그림과 같이 2차 접종 후 3개월 후 (초기 접종부터는 4개월 후) 항체 지속률을 보면 감소하는 경향은 보이나 그 기울기가 그렇게 급속하게 감소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기울기로 1년간을 예측을 해 보면 17-55세 그룹은 적어도 1년간, 71세 이상 그룹은 적어도 6개월간은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농도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출처) NEJM 2021, Widge et el


아직 2차 접종이 완료된 후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른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정량적인 분석 결과들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고무적인 현상은 모더나나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경우를 보면 긴급승인 때 제출했던 임상시험 결과와 그 효능이 유사하게 나오고 있어서 다른 백신의 경우도 우수한 중화항체 생성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선보이며 mRNA 백신을 출시하였다. 뒤를 이어 다양한 백신 플랫폼으로부터 긴급임상시험 승인을 받으며 여러 가지의 코로나19 백신들이 일반인들에게 접종되고 있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들이 보고 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서 백신 접종을 받은 그룹에서 높은 예방효과들을 보이고 있으므로 정부에서는 강력하게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전 국민에게 접종을 시행하여 빠른 시일 내에 집단면역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집단면역이 형성된다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변이바이러스가 차단된다는 가정하에 동일 그룹 내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종식도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임상시험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지 않으므로 부작용, 비용, 이동 및 보관방법, 항체 지속기간, 변종에 대한 효율 등의 다양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좋은 백신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차세대 백신을 개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재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기존의 백신 개발회사들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대상들에게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3차 접종을 시도한다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최초 보고된 후 전 세계로 순식간에 코로나19가 퍼져 나가는 것으로도 전세계가 하나로 묶여있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자국민 보호를 외치며 백신 선점에 나서고 있는 현실도 팬데믹 상황을 종료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가 부의 격차없이 코로나19 백신의 수혜자가 되어야 전 세계 경제와 산업 또한 본궤도로 빨리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혀 관계없을 듯이 보이는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도 코로나19와 무관하지 않다. 지구의 온난화 현상이 환경을 파괴하고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신규 세균 혹은 바이러스를 창궐시키거나 감염을 가속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 어떠한 사회적 가치를 두고 비재무적 평가기준이 되는 환경이나 이산화탄소 절감 등에 투자를 하는가 혹은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학적, 임상적 투자를 어느 정도 하는가 등도 향후 모두가 연관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관련 사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dp8wiYhdw18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vaccines/prepare-for-vaccination.html


참고문헌

1.    L. Dai and G. F. Gao. Viral targets for vaccines against COVID-19 (2021). Nature Review Immunology Vol21, p73-82.

2.    Vaccine vs Variant: Promising data in Israel’s race to defeat pandemic, 2021년 2월 10일 Jerusalem (Reuters) Health 기사.

3.    N. Dagan et al. BNT162b2 mRNA Covid-19 Vaccine in a Nationwide Mass Vaccination Setting (2021).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DOI:10,1056/NEJMoa2101765

4.    A. Widge et al. Durability of responses after SARS-CoV-2 mRNA-1273 Vaccination (2021).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84:80-82.

5.    질병관리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자료

6.    IBS 코로나19 과학리포트 자료  

7.    메디게이트 뉴스 2020년 3월 18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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