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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코로나19로 막을 올린 지역화폐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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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ms*******)

2021.07.21 09:49:06 | 1,284 읽음


글. 연세대학교 송민정 학생

 

지역화폐의 출발

지역화폐(Local Currency)는 온누리 상품권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겨냥해 만들어진 것과 달리 발행한 지자체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안에서만 유통되기 때문에 지역 자금의 유출을 최소화하고, 소비와 유통을 촉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지역 내 거래와 생산을 증가시켜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시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끌어낼 수 있다.

 

(출처) 경기지역화폐 소개/ 경기지역화폐 홈페이지

 

지역화폐 발행 초기에는 실제 사용이 저조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인·적립, 캐시백 등을 내걸었지만 사람들은 굳이 지역화폐를 쓰려고 하지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굳이 특정 지역에만 쓰도록 하는 게 너무 불편할 것 같고 가맹점 찾기도 번거로울 텐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과연 그 화폐를 쓸지 의문이었다. 또한 종이로 찍은 화폐의 경우 불법 현금화 거래인 속칭 ‘깡’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지역화폐 활성화

과거의 우려와 달리 현재는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는 길이 보이고 있다! 시간이 흘러 정책이 자리잡음에 따라 가맹점이 늘어났고, 고객 입장에서 지역화폐를 쓰기 더욱더 용이해지니 해당 사용량이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발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지역화폐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출처)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에 있는 삼미시장에서 손님이 지역화폐인 모바일 시루로 옥수수를 사고 있다./ 시흥시

 

실제로 카드형 지역화폐의 한 달간 발급 신청 건수는 지난해 7만 건 정도였으나 재난기본소득 지급 발표를 전후한 올해 3월 23일부터 4월 21일까지 304만 건으로 40배 이상 늘어났다. 더불어 지역화폐 판매액과 사용액도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판매액은 2월 857억에서 3월 1천239억 원으로, 사용액은 2월 789억 원에서 3월 957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지역화폐는 어떻게 지역경제 성장에 도움되는 것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지역화폐는 ‘승수효과’를 유발하여 지역경제 성장을 도모한다. 승수효과란 돈이 지출되고 순환되는 과정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돈이 유입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지역화폐 발행·유통으로 지역에 돈이 돌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면 자체의 조세 수입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리고 이 조세수입 증가분이 복지예산 지출분보다 많아지며 승수효과가 발생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2019년 8월까지 전국 지역화폐 총 1조 8천억 발행에 따른 생산유발액은 약 3조 2천억, 부가가치유발액은 약 1조 4억 원, 취업유발인원은 약 3만 명이었다. 지역화폐의 승수효과는 생산유발액 기준으로 1.78배, 부가가치유발액 기준 0.76배에 달했다. 

 

지역화폐는 우리 일상생활에 점점 더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네 치킨집이나 떡볶이집, 카페나 서점에서 계산대 위의 지역화폐 QR코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그걸로 결제하는 고객도 자주 볼 수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지역화폐를 보면서 앞으로 지역화폐가 이끌어낼 변화와 보완점을 고민해보았다.

 

지역화폐, 위기를 기회 삼아 균형 있는 발전을 이끌어내다

"파리가 곧 프랑스이듯이, 서울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최대 도시가 아니라 서울이 곧 한국이었다."

-주한 미 대사관 문관 그레고리 헨더슨(Gregory Henderson), 1960년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를 보고 '서울공화국'이라고도 한다. 서울공화국은 한국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대부분의 역량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을 나타낸 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서울뿐이 아니고, 지역이 발전해야 나라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화폐는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며 결과적으로 국가 전체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

 

 

(출처) 대학내일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점점 심해졌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소득의 역외 유출 심화'이다.  지역에서 일하고 지역이 제공하는 각종 복지혜택을 누리는 주민들이 정작 소비는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하다 보니 지역으로 흘러 들어와야 할 세수가 부족해졌다. 그러니 지역이 성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지역화폐는 복지혜택으로 빠져나간 정부 자금을 그 지역에서 쓰이도록 하여 국가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게 한다. 

 

코로나 반짝 별에서 그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코로나19에 대한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제공하다 보니 지역화폐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사용률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다만 현 사태가 진정되어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중단된 후에도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점은 발행에 있어서 재정부담을 해소하는 것이다. 

모바일과 카드 형태로 발행할 땐 지자체가 민간 제휴 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하고, 종이 형태로 발행하더라도 인쇄비가 든다. 이에 따라 통상 총발행액의 최대 16%가 발행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다. 지자체가 이를 부담하다가 모자라면 국비 지원으로 충당하는 수밖에 없다. 지역화폐가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사용 금액의 일정 %를 환급)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화폐의 승수효과를 통해 세수 지출보다 많은 양의 돈을 지역에서 회수할 수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지원액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나는 재정부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단 할인이나 캐시백의 혜택율을 차차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에 혜택율을 줄이면 사람들이 반감을 가지고 지역화폐 사용을 줄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우선 지역화폐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 사람들은 그것의 사회적 가치에 점점 더 공감할 것이고 혜택을 떠나서 가치소비를 한다는 만족감에 지역화폐를 꾸준히 사용할 것이다. 

또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으로 재정에 부담을 주며 혜택을 과다 제공한다면 그 부담이 결국 국민에게 돌아감을 알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지역화폐를 단순히 경제적 동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역에 공동체 의식을 느끼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마음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화폐는 혜택을 줄이더라도 시민의 꾸준한 사용을 확보하며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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