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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Hub 칼럼] 청년이 중심이 되는 로컬 재생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변화하는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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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7 10:51:54 | 2,644 읽음


글 :  사회적가치연구원 펠로우 전서은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통합플랫폼 SV Hub



최근 로컬이라는 단어가 핫하다. 한때 물리적 재개발의 대안으로 지역을 살리는 ‘도시재생’이 화두였다면, 요즘은 단연 지역사회 기반의 장소 만들기나 경제 및 커뮤니티 활성화를 내포하는 ‘로컬 브랜딩’이 이슈다. 특히 ‘로컬 라이프(로컬살이)’, ‘로컬 창업’, ‘로컬에서 청년하기’ 등 일자리, 주거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로컬 재생이 주목 받고 있다. 로컬에서의 청년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이것이 지역 소멸 완화와 재생이라는 사회문제 해소에 있어서 어떤 의의를 지닐 수 있을까?


‘도시재생’과 다른 ‘지역개발’의 대안, 로컬 활성화

우리가 사는 도시는 발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쇠퇴하기도 하고 갑자기 새로운 계기를 맞아 변화하기도 한다. 지방 소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며 공감하는 사회 문제이다. 2020년 기준 시군구의 40%가 지방소멸 위험을 겪고 있으며, 특히 청년 인구 감소로 지역 경제와 문화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끝에 2010년 중반,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전국 각지에 도입되어 사업으로 전개되었다. 도시재생이란 도시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노후한 건축물들을 해체하고 새로운 구조물이나 시설물을 채우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역에 살고 싶은 매력 자체가 떨어졌는데 아파트나 새로운 건물 몇 개 더 짓는다고 인구가, 특히 청년들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보통 국가의 상위 계획 하에 재생의 명분이 있는 대상지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관(官)의 자금으로 인적 자본이나 문화예술 등 지역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로컬 재생 또는 로컬 활성화도 도시재생의 개념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로컬 브랜딩이나 로컬 활성화는 꼭 중소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가장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서 벌어지는 목적 사업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지역살이 잠재력이 있는 매력적인 지역을 점찍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양식이나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에는 국가의 인허가나 대규모 투자 자본이 반드시 뒷받침될 필요는 없다.


이 때문에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로컬의 활성화는 민간의 주도와 참여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로컬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일하고, 놀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인 지역사회라고 정의하고 싶다. 지역에 재미와 활력을 만들며, 지역과 지역 기반 삶의 이미지를 바꾸는 일이 곧 로컬 재생이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핫플레이스’ 인증샷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특별한 장소를 찾고 그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특정 도시와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장소적 자부심이나, 특수한 경험 또는 감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 곧 로컬살이 및 로컬에서의 사업 기회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요즘 ‘로컬의 청년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이라고 함은 보통 수도권에서 멀리 벗어난 도시들을 말한다. 공부나 일을 하는 청년들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 밀집되어 있다. 양질의 일자리, 풍부한 문화생활, 교육 및 교통 등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 밖 다수의 지역은 상대적으로 노후된 시설과 문화 콘텐츠를 즐길 상권 부족, 또래 친구들이 없다는 인식이 높다. 이 때문에 실제 다수의 청년들은 서울에서의 삶을 고수하며, 지역의 청년들은 기회의 땅이라 생각되는 서울에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로컬이 화두인 요즘에도 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청년 인구 유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도시보다 나은 정주환경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나 취업 등 현실적인 이유로 지역을 떠나는 청년의 발목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주목할 만한 현상은도 있다. 지역에 새로운 청년들이 들어오면서 이전에는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로 성공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서울은 어찌 보면 레드 오션이다. 반면 지역은 매력적인 정주 요건을 위해 채워야 할 요소가 아직 많은 블루 오션처럼 느껴진다. 남들과 다른 일이자 지역 활성화라는 사회적 가치가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장소를 홍보하는 마케팅을 한다거나, 지역색을 살린 특이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거나,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은 서울에서도 서울 밖에서도 할 수 있지만, 지역에서 실행했을 때 더욱 돋보이고 차별성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청년들은 로컬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큼 멋지고 자랑하고 싶은) 핫플레이스들은 코로나19 시대 속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누렸다. 예컨대 청년들이 만든 브랜드 컨설팅 집단 ‘글로우서울’은 서울 내 최고 인기 상권 중 하나인 익선동 한옥거리를 조성한 주역들이다.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랑 레시피를 개발했고, 2019년에만 60억 투자를 유치하고 100억의 매출을 올렸다. SNS에 나만의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고 싶은 MZ 세대는 꾸준히 특별한 공간을 찾고, 유명한 로컬을 찾아 방방곡곡을 다니고 있다. MZ 세대가 가고 싶은 곳, 소비하고 싶은 것,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콘텐츠로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같은 청년들이다. 다시 말하면, 로컬의 소비와 브랜딩, 크리에이터가 뜨는 요즘의 ‘지역 활성화 시장’에서 청년들은 강력한 민간 주도 주체이자 참여 주체가 될 수 있다.


청년이 주도하는 지역재생의 사회적 가치

사회적 가치는 다양하게 정의되나, 국내 시책에서는 ‘사회 전체의 편익을 제공하는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참고1) 사회적 가치 기본법에서는 국내 사회적 가치 13요소를 정의하고 있는데, 요즘 화두가 되는 로컬 재생은 여러 가지 사회적 가치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다. 로컬 브랜딩이나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서는 지역 일자리가 생기고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1) 근로, 생활 환경의 유지, 2) 양질의 일자리 창출, 3) 지역경제 공헌 등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을 상징하는 콘텐츠가 생기고 청년들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가 복원된다는 것은 4) 지역사회 활성화와 공동체 복원, 5) 공동체 이익실현 등에 기여하는 바이기도 하다. 


▲ 로컬 재생의 사회적 가치 및 한국형 사회적 가치와의 연관성


청년이 지역 재생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다면, 청년 중심 로컬 재생의 사회적 가치 역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중심 로컬 재생의 사회적 가치는 청년의 경제활동이 도시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회성과의 총합이라 말할 수 있다. 청년의 경제활동에는 취/창업 뿐 아니라 창직이나 유통, 중개는 물론 소비 역시 포함된다. 도시(지역)문제는 지역 구성원이나 사회 다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슈라 할 수 있다. 청년이 이러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정의 변화를 창출했다면 그 성과의 총합을 청년이 지역에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청년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우선 로컬 활성화의 ‘주도자’로서의 청년들은 지역 비즈니스 창업 및 고용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든다. 주도자 청년들이 구축한 플랫폼에 ‘참여자’로 함께하는 청년들은 로컬 크리에이터 등 창작이나 연구, 지역 의제 도출 활동 등 각종 지식과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 문제를 완화하는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창출한다. 로컬 활성화의 ‘수혜자’로서 청년 역시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로컬 활성화 일환으로 마련된 지역 공공주택이나 노후공간을 개조한 공간 등 저렴한 임대료 혜택을 입고 지역에 들어가 사는 청년들은, 지역사회에서 소비 및 생산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중략...)




  1. - SV Hub  '청년이 중심이 되는 로컬 재생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변화하는 노동시장' 칼럼 전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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