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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톡] 기후위기 극복 위한 게임체인저 SMR이 주목받는 이유는?

2022.07.05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Net-Zero 실천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 현재,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각종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SMR이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이유와 기술의 현주소 그리고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봅니다.



SMR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오른 까닭은?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일 당시 바이드노믹스 4대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기후변화 대응으로, 여기에는 ‘첨단원자력의 전개’(Deployment of Advanced Nuclear)가 명시 되어 있습니다. 또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여 발표한 우리나라와의 원자력 분야 동반 협력에서도 SMR이 강조 되었습니다.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즘 언론 매체도 SMR을 빈번히 다룹니다. SMR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관련 주식의 상승도 전망합니다. 


(좌) 5월 21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우) 한∙미 정상 공동성명 전문(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약자로 ‘소형모듈원자로’를 뜻합니다. 즉, SMR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로, 자동차의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SMR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소형이라는 것은 전기출력이 500MW(메가와트) 이하임을 의미하고, 모듈이라는 것은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면 건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존의 대형 상업용원자로가 1,000MW가 넘고 건설에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SMR은 발전 용량은 작지만 3년 이내에 준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SMR이 기존 원전에 비해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 없고, 안전성과 유용성은 설계하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작은 것이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즉 제시된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은 SMR의 일종의 설계 목표로, 약간의 기대치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SMR이 주목 받고 있을까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합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뿐입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환경에 따라 발전 효율이 천차만별이며, 특히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크게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용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자는 RE100 운동만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100% 사용하자는 CF100(Carbon Free)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입니다. 이에 무탄소 에너지원 중 하나인 원자력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부각된 것입니다.

그러나 대형원전 건설은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최근의 대형원전은 발전 용량이 1,000MW 이상입니다. 대표적인 원전 모델 APR1400, EPR의 발전 용량은 각각 1,400MW와 1,800MW에 달합니다. 제주도 전체의 전력수요가 40MW임을 감안한다면 대형원전 1기의 출력은 어떤 나라에는 너무 클 수 있습니다. 또한 전력망을 대용량으로 교체하기 위한 비용도 높으며, 대형 원전 프로젝트는 3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기에 민간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SMR은 이러한 대형원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70여 종의 SMR이 개발 중입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7년간 32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고, 캐나다, 영국, 중국도 SMR 개발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SMR 개발에 민간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Net-Zero 실행력 강화를 위한

SK 그룹의 SMR 사업


지난 5월 17일 SK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SMR 설계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그룹은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공동 기술개발 협력과 국∙내외 진출 및 상용화 협력을 추진해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SMR 핵심 기술 확보와 차세대 원전 운영 등 관련 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SMR 기술개발의 현주소는?


SMR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SMR을 완성하기 위한 기술 대부분이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에 탑재된 원자로도 소형원자로의 일종입니다. 문제는 목표한 대로 ‘안정성, 유용성,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입니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인을 막는 안전설비를 설치해야 합니다. 위험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면 안전설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므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SMR은 대체로 일체형 용기 내에 모든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외부로 대형 배관이 노출된 대형 원전과 다르게 SMR은 원자로 용기 내부에 배관이 설치돼 있어 냉각재가 상실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원자로는 냉각재만 충분하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 원자로 용기 자체를 물에 담그거나 자연대류에 의해 충분히 냉각되도록 함으로써 운전원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SMR은 냉각재로 경수(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보통의 물)를 사용하는 경우와 나트륨과 같은 액체금속을 사용하는 경우, 용융염(상온에서 고체인 염을 가열하여 융해시킨 것)을 사용하는 경우 등에 따라서 특성이 달라집니다.

현재 가장 유망한 SMR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社의 경수로 기반 SMR ‘NuScale’과 테라파워社의 액체금속로 기반 SMR ‘Natrium’입니다. 양 사의 제품은 설계목적에 따라 차이가 있어 어느 것이 더 좋다고 우열을 가리기는 힘듭니다. NuScale은 기술 경험이 축적된 경수로 기반으로 설계해 인허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반면 Natrium의 경우 ‘우라늄 235’와 ‘우라늄 238’을 원자로 내에서 플루토늄이란 효율이 좋은 원료로 전환시켜 연료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소각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축적된 경험이 적어 인허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MR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는?


SMR 개발의 관건은 인허가입니다. 2012년 설계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SMR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SMART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SMR용 규제 체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원자로는 대형 상업용 원자로의 규제 체제를 그대로 적용해 심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안전계통이 추가되어야 했고, 소형이라는 장점과 경제성을 모두 잃게 됐습니다. 물론 석탄발전보다는 여전히 저렴하지만 그것을 훨씬 상회할 수 있는 비용 절감의 기회를 놓치게 된 것입니다.

반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NuScale을 심사하면서 대형 원자로에는 적용해야 되지만 SMR에는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규제를 구분했습니다. 규제가 기술 혁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적합한 규제가 뒷받침 되어야 SMR이 가진 가능성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SMR은 다양한 국가,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규제요건의 국제화도 필요할 것입니다.

원자력은 인류가 직면한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을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현재 유일의 기술입니다. 그리고 SMR은 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 중 하나입니다. 여러 나라가 SMR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탄소중립과 경제적 부담에 대한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SMR 개발은 난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목표하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건은 SMR에 대한 적절한 규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연구자와 규제자가 더 고민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글.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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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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