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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당신의 영향력을 믿으세요,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2023.06.25

당신의 영향력을 믿으세요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소·행·성(소통하며 행복 찾는 성장 토크)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인물을 만나보고, 이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 등에 대해 함께 공감하는 코너입니다.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것에 관심이 많던 줄리안 퀸타르트. 어머니의 권유로 교환학생 체험을 할 나라를 찾다가 당시 세계적인 컴퓨터 게임 붐을 일으킨 대한민국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열여섯 살에 대한민국 충남 서천군 한 시골 중학교로 날아든 벨기에 소년. 한국에서도 벨기에 학생의 방문은 큰 관심사였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방송에 출연하게 됐고, 친구들에게 배운 유창한 한국어와 특유의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죠. 학업을 마치고 벨기에로 돌아갔을 때에도 한국에선 줄리안을 찾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다시 돌아와 자리 잡은 것이 어느덧 19년째. 벨기에보다 한국에서 살아온 날이 더 많은 청년 줄리안은 한국과 벨기에를 오가며 지구 사랑 실천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가 살던 벨기에 리에주(Liege)의 쉬르라헤이드(Sur la Heid)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거든요. 저는 한국말로 ‘촌놈’이었어요.(웃음) 그 옆 2만 명 정도 사는 소도시 에와이으(Aywaille)에서 부모님이 친환경·유기농 숍을 운영하셔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환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심각해지는 환경 오염 문제를 모른 척할 수가 없더라고요. 환경문제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어디에서’ 하느냐 보다 ‘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영향력을 낼 수 있는 곳인 한국에서 제가 사랑하는 ’환경’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옳은 일이라면 언젠가 사람들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채식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고요. 새 옷을 사는 일도 거의 없고, 불필요한 물건이 생기지 않도록 4년 넘게 생일 선물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며 깨닫는 것을 많은 분들께 전하고 있는데요. 강연이나 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며 환경과 관련한 이야기를 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주한외국인자원봉사센터를 만들고, 유럽연합 기후행동 친선대사와 대한상공회의소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개설한 디지털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WAVE, https://thewave.net/)'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엔 이태원에 제로 웨이스트 숍 ‘노노샵’을 오픈했습니다. 친환경과 채식에 관심 있으신 분들 꼭 한번 들러봐 주세요. 저를 만날 수도 있어요.




저도 완전한 채식을 시작한 지는 2년 반 됐습니다. 채식을 ‘채소만 먹는 식습관’이라고 생각해서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거나 영양학적으로 부족할 것 같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지 않아요. 최근엔 비건 피자, 비건 버거 등 대체 옵션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꼭 육류를 섭취하지 않아도 채식을 통해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채식을 강요하기보다는 고기를 너무 많이, 자주 먹는 우리의 식습관에 대해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아침엔 햄치즈 샌드위치, 점심으로 차돌박이 덮밥, 저녁은 바비큐, 야식으로 후라이드 치킨까지… 요즘처럼 날이 더워지면 기력 회복을 위해 육류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거든요. 최근엔 채식만으로도 체력과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프로 운동선수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처음에는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한다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한 달에 한 번, 그러다 일주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번 육식과 멀어지는 거죠. 올여름에는 고기를 대신해 버섯전골 같은 메뉴로 보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방법은 다양하죠.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제로 웨이스트 숍 방문하기 등 작은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 보세요. 그런데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해보시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이를테면, 동료들과 월 1회 비건 식당 방문하기, 여름철 사무실 온도 1도 올리기,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서로 일주일 동안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 비교해 보기 등을 같이 해보시면 재미와 효과를 더 잘 느낄 수 있어요.



걸으며 길가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적극 추천해요. 집 앞, 거리, 공원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쉽거든요. 저도 제 어린 조카와 해변에서 쓰레기 줍기를 해봤는데 보물찾기 하듯 놀이처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직접 길거리에 나가 주워보면서 쓰레기가 무엇인지, 왜 버리면 안 되는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를 깨우치는 것 같아요.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올여름 휴가지에서 한번 실천해 보세요.





한국에서도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하지만 기후 변화의 심각성, 환경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매체에서 좀 덜 다뤄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기후 위기에 대한 한국인의 경각심이 덜한 것 같아요. 2020년 유럽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이냐'란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 1위가 기후변화, 2위가 코로나19였어요. 유럽에서는 환경 오염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고, 그래서 환경 오염을 줄이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 법제화되고 있죠.

 

프랑스는 2022년부터 과일과 야채 30종에 대한 비닐포장을 금지했어요. 이제 프랑스의 슈퍼마켓에는 대부분의 과일이 포장 없이 진열돼 있어요. 한국이라고 심각한 기후변화의 상황을 피할 수는 없어요. 우리는 이미 매년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해를 겪고 있잖아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한국 속담처럼 많은 것이 망가진 이후에 손을 써도 소용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지구 지키기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환경보호에 관심은 있지만 행동하기엔 쑥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춥니다. 요즘 MBTI(성격유형검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나 10년 전에는 MBTI를 누가 알았나요? 유행이나 사회 변화는 어느 시점에 '너도 해봤어?' '이거 모르면 안 되지' 하는 순간이 오잖아요. 해보지 않으려던 사람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니까, 재미있다고 하니까 관심 갖게 되는 것처럼, 환경 보호 활동도 누구나 하고 있으면 '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



맞아요,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라는 마음에 기후 우울증을 겪은 적도 있어요. 그런데 저 혼자의 노력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저로 인해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움직이면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집단이나 사회 안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티핑 포인트가 10% 정도라고 하는데요. 우리 주변에 10%의 사람이 행동한다면 나머지 90%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건 오히려 쉬울 거라고 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지만 당장 ‘무언가’를 할 수는 있습니다. 개인이 움직이면 정부와 기업도 따라올 겁니다. 비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버거킹 영국 지사가 2030년까지 고기 메뉴를 50% 절감하는 목표를 발표하고 비건 너겟을 출시한 것이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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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행·성] 당신의 영향력을 믿으세요,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등록일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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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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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줄리안퀸타르트 #환경 #기후 #실천 #플로깅 #선한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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