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우울증 환자의 35%가 2030 청년으로 밝혀졌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 마음 건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이슈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1]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르렀고, 그중 2030 젊은 층이 약 35만 명을 기록해 전체 환자의 3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2]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62%는 외로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으며, 13.6%는 사회적 고립에 처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국내 1인가구가 75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 속에서 외로움, 사회적 고립 등 마음 건강의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1]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 6. 24). 최근 5년(2017~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
[2] 박민진, 김성아. (2022). 보건사회연구 : 1인 가구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문제의 특성과 유형 (제42권 4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소년의 마음 건강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들은 학업 성취도 저하와 교우 관계 형성의 어려움으로 인해 심리적 고립감과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3]에 따르면,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불안 장애 사례가 25% 이상 증가 했다고 합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4]에 따르면 2017년 대비 2021년 청소년 우울증 환자수가 대폭 증가했는데, 10대의 경우 90.2%, 10대 미만의 아동 환자수 또한 70.2% 가량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3] WHO. (2022, March 2). COVID-19 pandemic triggers 25% increase in prevalence of anxiety and depression worldwide
[4]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 6. 24). 최근 5년(2017~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
이처럼 팬데믹, 취업난 및 1인가구 증가세 등 예기치 못 한 거센 폭풍 속에서 청소년과 청년 세대는 심각한 마음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솔루션이 필요할까요?
‘마음 건강’을 위해 우리가 견지해야 할 두 가지 접근 방식
청소년과 청년의 마음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복합적인 사회 문제의 특성을 반영한 접근과 마음 건강 솔루션의 접근성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접근입니다.
- 복합적 사회문제를 고려한 접근
청소년과 청년이 겪는 마음 건강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교육 불평등, 1인 가구의 증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안전망 부족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 속에서 살아가며, 개인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고립감과 좌절감을 키우며, 이는 다시 마음 건강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통합적인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영국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영국은 2018년 마음 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를 임명하고, 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지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외로움 인식 주간’과 같은 범사회적 이니셔티브를 도입해 외로움 문제를 공론화 하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다시 사회에 합류 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외로움과 고립이 ‘연결의 부재’에서 온다는 전제하에 지역 사회가 더욱 촘촘히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Let’s Talk Lonelness(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자)’ SNS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외로움 및 고립감 등의 감정을 국가적 차원에서 점검하고, 전 국민이 해당 감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이니셔티브 및 인프라를 만들어 더 큰 마음 건강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합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아동 청소년 복지 및 저소득·미혼모 가정을 지원해온 홀트 아동복지회는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취약한 가정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확장했습니다. 아동, 청소년, 성인이 겪는 문제를 개별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부모 양육 태도 검사, 가족 상담, 언어 및 놀이 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병행해 다양한 사회문제가 마음 건강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상담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청소년 관련 사회문제를 해결해오던 주체가 그간 축적한 노하우, 인프라를 활용해 마음 건강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사단법인 점프의 경우도 코로나19 확산 초기, 온·오프라인 학습 멘토링을 병행하면서도 온라인 비대면 상담 프로그램을 확장해 청소년의 마음 건강 이슈에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학습 진도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학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학습 부진으로 인한 불안, 우울 등의 마음 건강 이슈를 완화하고자 했습니다.
- 마음 건강 솔루션 접근성 향상
두 번째로는 마음 건강 문제 해결의 접근성 자체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상담과 치료 방식은 높은 비용, 낙인감, 그리고 물리적 접근성 문제로 인해 많은 이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을 접목한 마음 건강 서비스의 발전으로 이러한 장벽이 허물고 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 청년들에게는 마음 건강 서비스로의 접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비대면 상담 솔루션을 개발한 야타브엔터(대표 이성찬)는 가상공간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상담 특화 인공지능 플랫폼 ‘메타포레스’ 는 대면 상담에 부담을 느끼거나, 물리적 거리로 인해 방문 상담이 어려운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마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테바소프트(대표 오정섭)는 AI 기술을 활용한 사회 정서 학습(Social- Emotional Learning, SEL) 플랫폼을 개발하여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감정 추출의 정확도가 98%에 달하는 성과를 보이며, 실제 상담과 유사한 효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마음 건강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퀀털라인 리서치[5]에 따르면, 글로벌 마음 건강 시장은 2021년부터 연간 28.6%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에는 200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처럼 기술과 마음 건강이 결합된 디지털 멘탈 헬스케어는 중요한 마음 건강 해결책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5] Digital Mental Health, a Core Element Within a More Holistic Approach To Healthcare, Market to expand at a CAGR of 28.6% during 2021-2027
거대한 변화 속, 작은 마음들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
청소년, 청년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중요한 세대입니다. 이들의 마음에 문제가 생겨 고립되고 우울감을 겪는다면, 사회의 성장과 발전은 물론, 공동체의 건강한 유대감도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청소년과 청년의 마음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와 연관된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교육, 경제, 사회적 안전망의 결핍이 청소년과 청년의 마음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음 건강을 통합 지원하는 방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은 누구나 손쉽게 마음 건강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며, 기존의 제도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적 발전과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결합해 더욱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마음 건강 관리 체계가 구축되길 기대하며, 이러한 작은 마음 챙김이 우리의 사회를 이끌어 갈 세대의 미래를 밝히는 단단한 동력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