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2024.11.27
지난해 4월,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조화로운 사회를 목표로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1]했다. 이주배경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가족정책은 그동안 ‘한국어 교육’이나 ‘결혼이민자 초기 적응 대응 지원’에 중점을 두고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이주배경주민이 늘어남에 따라, 이혼·사별 사례도 함께 증가해 다문화 한부모 가정★이 늘고 한국 국적의 동반 자녀가 생기는 등 이주배경주민의 가구 유형이 다변화되면서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이주배경주민 국민통합위원회는 2023년 8월,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및 귀화자와 부모 세대가 한국으로 이주한 사람을 ‘이주배경주민 (이주배경인구, 약칭은 이주민)’로 명명할 것을 권고했다. ‘다문화’라는 용어도 기존 사회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함께 사용되고 있다.
★다문화 한부모 가정이란,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거나 이주배경을 가진 가정 중에서, 한부모(어머니 또는 아버지)만으로 구성된 가족 형태를 말한다. 다문화 한부모 가정은 일반 한부모 가정의 특성을 공유하면서도, 다문화 가정의 특수한 문제를 함께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결혼이민자의 다변화된 정책 수요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특히 다문화 아동·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해 우리 사회의 미래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에 중점을 두고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가 정책과 홍보자료 등을 활용해 다문화가족이 받는 차별 요소를 점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려고 다방면에서 애쓰고 있지만 정부만 노력해서는 사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최근 중대하고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에서도 여러 조직이 각자의 장점을 모아 해결에 나서는 콜렉티브 임팩트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다.
이번 SOVAC People 11월 인터뷰는 최근 ‘다문화 미래세대의 성장과 다문화 가정 사회적 인식 개선’을 돕는 사회공헌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글로벌 기업 기아의 지속가능경영팀 이은주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다양한 사회문제 중 기아가 특별히 ‘다문화 미래세대의 성장 지원과 다문화 가정 사회적 인식 개선’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아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Sustainable Mobility Solutions Provider)’라는 기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친환경, 모빌리티, 챌린지 3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친환경 영역에서는 ▲해양 정화 활동 지원 및 재자원화(오션클린업 협업)와 ▲갯벌 식생 복원 사업을,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장애인 여행 지원 사업(초록여행)을, 챌린지 영역에서는 ▲아프리카 등지의 저개발 지역 자립 지원(그린라이트프로젝트)과 ▲다문화 청소년 지원 사업(하모니움) 등을 시행하여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왔습니다.
최근 기아는 대한민국 인구구조 사회 문제를 ‘변화’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중 이주배경주민의 지속적인 증가 흐름을 읽고, 정부의 정책 발표에 귀 기울여 다양한 문화가 한국 사회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공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과거의 관련 정책은 영유아기 또는 초등학생 등 아동에게 초점이 맞춰 있었는데, 혜택의 대상이었던 아동이 자라나 취업이나 진로의 고민을 하는 청소년이 된 지금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했습니다.
다문화 아동·청소년에게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는 정부의 흐름에 발맞춰 기아는 다문화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맞춤형 성장 지원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기아는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지난 10월 26일 서울 노들섬 전역에서 ‘하모니움 페스티벌’을 열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행사는 축제 형태로 기획해 현장에 모인 시민 모두가 다문화를 다채로운 문화 그 자체로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2. ‘하모니움 페스티벌’을 통해 기아가 사회에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와, 달성하고자 했던 소셜 미션은 무엇이었나요.
‘하모니움 페스티벌’은 함께 모인 시민 모두가 다문화 미래세대에 관심을 갖고 편견 없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기획한 행사입니다. 1만 3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토크 콘서트, 야외 음악회, 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함께 축제를 즐겼습니다.
실제로 행사장은 다문화 구성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다채로운 사람이 모여 하나됨을 느끼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이주배경 당사자인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사례를 털어놓으며 공감과 위로를 나누었던 토크 콘서트 프로그램의 반응이 가장 좋았습니다. 참여자들은 배경에 상관없이 다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다문화 관련 정책·교육·복지를 담당하는 기관 담당자를 초청해 간담회도 열었습니다. 이번에 기획한 하모니움 사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협력방안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문화 청소년이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알고자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기아는 계속해서 다문화 미래세대가 안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춰 나갈 것입니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위치와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만큼, 정책·현장 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통합적 지원을 위한 거점으로서 기아가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3.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실 다문화 미래세대 대상 취업 및 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하모니움 사업은 다문화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자립교육’과 이주배경주민을 포함해 모든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편견과 시선의 변화를 이끄는 ‘인식개선’ 두가지에 집중했습니다.
기아는 다문화 청소년이 건강한 미래세대로 성장하여 대한민국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취창업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도적으로 진로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에서 직무교육, 기본 소양교육, 인턴십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이론 교육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일 경험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각자 원하는 분야에 취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년부터는 실제 다문화 청소년 50명을 모집해 사회·경제적 교육에서부터 영상기획 등 직무 특화 영역에 대한 교육까지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전문 코치와 함께 진로를 탐색하며 진로 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플로리스트·영상편집 등 특화영역의 실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며, 다문화 배경을 가진 분들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여러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4. 다문화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아는 실제로 장애인 고용, 외국인 고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어떤 배경도 차별 없이 실력 있는 인재라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하모니움 사업은 앞으로도 다문화 배경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기 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양성을 존중하며 포용적인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을 소셜 미션으로 두고 그들의 행복한 정착을 지원하며 진정한 소셜임팩트를 만들고자 합니다.
Q5.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건 기업 하나가 노력해서 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조직과 기관들이 각자의 장점을 모아내서 문제를 해결하는 콜렉티브 임팩트 개념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기아도 실제 사회문제해결의 핵심 파트너인 생태계 구성원과 협력해 이번 하모니움 페스티벌을 기획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문화 영역에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 계획은 무엇인가요?
기아는 다문화와 관련된 사회공헌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해 줄 협력사, 사회적 기업, 사단법인, NGO 등 다양한 조직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각 조직의 상황에 맞게 분야를 나눠 협업합니다. 현재는 임팩트 비즈니스 전문조직인 임팩트스퀘어와 재단법인 심센터가 주요 기획과 운영을 돕고 있습니다.
하모니움 페스티벌 현장에서 진행했던 하모니움 간담회 또한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문화 관련 정책·교육·복지를 담당하는 기관 담당자와 소통하며 현장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입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 구성원 당사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만큼, 사업 개발과 운영 과정 전반에 현장 기관 전문가에게 자문과 검수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다문화 가정 구성원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할까 고민하며 사업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혹시 다문화 청소년이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거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고민을 전문가와 심도 있게 나눈 뒤에는 국적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사회’가 다문화 청소년을 사회 구성원으로 품는 것이 더 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그들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가장 잘 아시는 현장에 계신 분들께 실질적인 조언을 받아 저희의 하모니움 사업이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기아는 이제 첫 발을 막 뗀 사업 새내기이지만 오랫동안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아온 여러 기관과 협력하며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하모니움 사업이 기아 자체를 홍보하려는 행보가 아니기에, 같은 뜻을 지닌 여러 조직과 함께 합을 맞추고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길 소망하며,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보다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기아의 사회공헌사업은 홍보성이나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소 10년씩 이어져오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끝으로 이은주 팀장에게 10년 뒤 하모니움 사업이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10년 뒤 하모니움 사업이요? 이건 저희 구성원 모두 일심(一心)입니다. 10년 뒤에는 아마 이렇게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이제는 편견도, 격차도, 차별도 없어서 더 이상 하모니움 사업은 수행할 수 없습니다!’라고요.”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섞이는 다문화 시대에 필요한 건 단순한 인식 개선을 넘어, 사회 모든 계층이 협력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정책적 틀을 제공하고, 민간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역사회는 공감과 이해의 장을 넓혀야 한다. 이를 통해 이주배경주민이 우리 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 할 때다.
제목 | [SOVAC People] 편견 없는 하모니, 다양성의 꽃이 움트다 |
---|---|
등록일 | 2024.11.27 |
카테고리 |
인권 |
출처 | SOVAC |
유형 | Article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