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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방구석 1열, 오늘은 “ESGame”

2022.03.07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올해의 ‘띵작’ ESGame이 옷을 갈아입고 제대로 개봉되었다.

아직도 그 뚜껑을 안 열어봤다면 이 칼럼은 접어두고 지금 보는 모니터 화면 상단의 ‘ESGame’에 갔다 오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방구석 1열’에서 다룰 오늘의 작품은 ESGame이니까.



‘ESGame : ESG Life Type Explorer’에 대해 소개하겠다고 몇 자 더 적는 시간은 ESG 시대에 걸맞지 않은 전기 낭비이니, 그럴 시간에 이 ‘띵작’의 탄생에 ‘미쳐서’ 함께해 주신 분들을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CSES 연구팀 유미현 수석연구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강정한 교수님과 YODA Lab 연구원님들, 기획자의 집 홍유정 대표님과 식구들, 넥스트컬쳐 송홍석 대표님과 매니저님들께 감사드린다. 이분들의 전문성, 꼼꼼함, 풍부한 아이디어, 내 일처럼 여기는 열정으로 완성되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뻔뻔함과 함께 이제, ESGame의 코멘터리로 넘어가 보겠다.



제작 배경 : 완벽한 계획(Plan)이 없는 기획(Planning)


2018년 연구원 설립 때부터 우리 연구진들은, 어떻게 하면 CSES를 대표하는 설문조사(서베이)를 학계 유명 연구기관이 수행하는 설문조사처럼 역사와 전통, 전문성, 통합성, 체계성을 가지게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기존의 설문지를 몇 차례 정비하기도 했다. 그런데 2019년 12월 자문회의에서 나온 중론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 CSES만의 재기 발랄한 설문조사를 만들어봐라’였다. 도와주신 교수님들의 소개로 MIT Moral Machine 서베이를 알게 되었고 이런 방식을 차용해서 사회문제를 조사해 보자 싶었다. 


그래서 2020년에는 조사 방식에 따른 통계적 차이를 검증하는 등 방법론적 자신감을 쌓아갔고 2021년에는 지금 보면 투박한 서베이 플랫폼 ESGame을 공개하게 되었다. 원래부터 ESG를 주제로 할 생각은 없었는데 국내에 ESG 바람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고, 그래서 첫 번째 주제를 ESG로 해보게 된 것이다. 이 단계에 오기까지 새로운 조사방식과 조사플랫폼의 명칭도 정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어느 잠 안 오는 밤, 머릿속에 SNS에 유행하던 밸런스 게임이 떠올랐다. ESG와 Game을 합쳐서 ESGame! 엄청나고 완벽하게 잘 짜여진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작은 눈덩이 하나에서 시작했고 앞서 감사 인사드린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보태어져서 더 큰 눈덩이가 된 것이다. 그 눈덩이는 지금도 계속 굴러가고 있다.



기획자 : ESG에 대해 회의적인 사회적 가치 지향론자


굉장히 ESG를 지향하는 사람이 기획했을 것 같은데 사실은 ESG 회의론자가 기획했다. 다른 사람 이야기하듯 말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다. 나는 사회적 가치(경제적 가치를 보완하는 모든 것)를 지향하지, ESG를 찬양하지는 않는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가 강조되고 있었는데 약 2년 전부터 갑자기 한국 시장에 ESG 바람이 불면서 ESG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곧 망할 것처럼 하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우리 시장이 언제부터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당연한 가치”로 여겨왔느냐 말이다. 물론 어떤 계기를 통해서든 다수의 기업들이 그런 방향으로 경영노선을 변화시켜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감사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 배경을 보면 블랙록의 래리핑크와 같은 글로벌 대투자자들의 선언이 주요 원인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자금의 흐름을 좌우하는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로서 ESG가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진짜 더 좋은 사회가 되려면, ESG라는 제도적 변화를 기업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지(흡수가 아니라 응용을 해야 더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기업 내부 구성원이 개인의 하루하루 일상에도 실감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이 지점에서 잠깐 질문 하나. 솔직히 ‘ESG가 나와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한 적 없는가? 나도 그랬다. 기업에서 ESG 평가지표를 담당하는 직원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ESG가 너무 당연해져서 단지 이 말을 입 밖에 못 낼 뿐이지. 그래서 ESG를 기업이 아닌 ‘나’라는 개인으로 더 가까이 가져와 보고 싶었다. 



시나리오 : 나와 사회를 연결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 자신에 대해서 계속 확인받고 싶어 한다. 내 성격을 알면서도 다른 관점과 다른 방법들로 나를 발견하는 것은 항상 재미있다. 어쩌면 MBTI 유행이 식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등장하고 그 패턴도 빠르게 변화해 가는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더 견고하게 정의해 보려는 의식일지도 모른다. 특히 예상보다 길어진 팬데믹과 ESG 등의 새로운 바람들은 생활패턴을 바꾸고 있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가치들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ESGame은 이런 것들을 연결고리로 담았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기업에 대해 대답했는데 ‘나’를 보여 준다. 그렇게 나온 ESG Life Type은 지금의 나를 말하는 것 같지만 일면, 지금의 내가 그렇지 못해서 좀 더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조직에 능한 실리주의, 예리하고 민감한 워라밸러, SNG타입’이라는 결과를 받은 사람이라면 생각해보자. 내가 실제 워라밸 수준이 높은 것인지, 아니면 더욱 그러기를 바라는 소망인지. 어쨌든 중요한 것은 개인인 당신이 그러한 모습으로 지내고 그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사회가 되었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장르 : 이게 아직도 게임으로 보이니?


이름에 버젓이 게임이라고 해 놓고는 게임 같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울 것 같다. ESGame을 한다고 해서 다음 단계로 레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템을 얻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데 ‘평생 동안 샤워 안하기’ vs. ‘평생 동안 양치 안하기’ 같은 밸런스 게임도 재미로 하지 않는가. 한다고 해서 뭔가를 얻지는 못한다.


그보다도 여기에서는 ‘밸런스’에 초점을 둬 보자. 둘 중 뭐 하나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 말이다. ESGame에서는 ‘다음 중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기업은?’이라는 질문에 10번 선택하게 된다. 어떤 경우는 바로 선택하였는데 어떤 경우는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열 개 중의 하나가 아니라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려니 더 어렵다. 응답 한 쌍 A-B가 어떤 사람한테는 둘 다 중요해서 선택이 고민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한테는 둘 다 안 중요해서 선택이 고민될 수도 있다. 어떤 응답지 A는 누구에게 주어지든, 어떤 B, C, D, E, F와 주어지든 간에 바로 선택될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이것이 “밸런스”의 묘미이다.


연세대학교 강정한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사람들에게 각 사회문제가 얼마나 중요하냐고 1점에서 5점으로 구분되는 척도로 물으면 다 중요하다고 응답하는데 양자택일로 물어보면 선호도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사실 알고 보면 심각한 설문조사이다. ESGame을 해 본 어떤 지인은 ‘나는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성과평가보상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비교해 본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어’라고도 한다. 그뿐 아니다. 친근한 화면과 인터페이스로 만들어져 있지만 그 뒤에는 치밀한 통계적 검증과 머신러닝이 숨겨져 있다.



평점 : 별점보다 중요한 당신의 한 줄 소감


첫 술에 배부르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이러한 서베이 플랫폼을 자체 구축하고 나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얼마든지 질문의 내용을 바꿔서 시즌제로도 운영하고 응답자들이 더 좋은 질문과 보기를 제시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CSES는 ESGame이라는 서베이 플랫폼을 만들었을 뿐이고 플랫폼의 의미처럼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해서 서베이를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정말 이름처럼 Game으로 더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더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고 싶다. 완벽한 계획 없이 시작한 연구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국내 학계나 연구원에서 볼 수 없는, CSES만의 재기 발랄한 설문조사다’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시리즈로 이어가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용기 내어 밝혀봅니다. 저의 ESG Life Type은 ‘이성적인 빅픽처를 그리는, 과정이 중요한 구조주의자 GGS’입니다. 여러분의 ESG Life Type은 무엇인가요?



▶ ESGame : ESG Life Type Explorer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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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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