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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클로즈업] 미디어 시장에 부는 사회적 가치의 바람

2020.09.17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미디어의 무한한 발전. 그 중심에 선한 영향력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의 연계, 그리고 혁신을 고민하는 임팩트 비즈니스 컨설턴트 ‘임팩트 스퀘어’의 김민수 이사와 함께 최근 미디어 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의 결을 짚어봅니다.


글. 임팩트 스퀘어 김민수 이사


“미디어 업계의 파타고니아가 되겠다!” 스프링 힐의 등장
얼마 전 깜짝 놀랄만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미국의 미디어 기업인 ‘스프링 힐(Springhill Entertainment)’이 1억 달러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죠. 스프링 힐은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의 농구선수로 평가 받는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설립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입니다.


제가 놀란 건 이 기사를 접한 곳이 임팩트 투자*와 ESG 투자* 전문 매체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프링 힐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미디어를 지향할 것을 선언한 셈입니다.


*임팩트 투자 : 사회적, 친환경적 효과(Impact)를 재무적 이익과 함께 낼 수 있도록 기업이나 단체, 펀드에 투자하는 것.
*ESG 투자 :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이며 지배구조가 바람직한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것.



사실 이런 시도가 미국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eBay)의 공동창립자이자 스콜 재단(skoll Foundation)의 설립자인 ‘제프 스콜’은 미디어의 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널리 확산하는 대표 인물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적 기업 지원기관으로 손꼽히는 스콜 재단은 미국 주요 방송국의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방송 등에 본인들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가를 소개하고자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실제로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P2P 마이크로렌딩(소액대출) 웹플랫폼인 키바(Kiva)는 이들이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되었던 2006년 가을, 스콜 재단을 통해 미국 PBS 채널의 가장 유명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Frontline에 소개되었고, 방송 직후 마이크로렌딩을 제공하고자 마음먹은 수 만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며 사이트가 3일간 마비되는 소동을 겪었습니다. 


이를 통해 널리 그들의 활동을 알리게 된 키바는 이듬해 오프라 윈프리 쇼와 빌 클린턴 대통령 책에 소개되고 2008년에는 스콜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매우 빠르게 미국의 스타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게 되지요.



제프 스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4년 ‘파티시펀트 프로덕션(Participant Productions)’라는 영화제작사도 설립합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를 목표로, 특정 이슈나 사회적 코드에 대해 대중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미디어를 생산/배급하겠다는 것이죠. 


최근엔 ‘파티시먼트 미디어’로 이름을 바꾸어 영화 제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티시펀트 미디어가 제작한 영화들은 상업영화임에도 차별과 인권 등 사회적 주제를 강조한 영화로 주목 받습니다. 할리우드를 

장악한 자극적인 영화들 사이에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을 미디어로 보여주고 실천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자처한 것입니다.




칸 국제 광고제의 치트키(?), 사회적 가치
사실 기존 광고 미디어 시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두는 흐름은 이미 익숙합니다. 수년 전부터 칸 국제 광고제(CANNES LIONS)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가 수상 리스트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는 SDG(지속가능개발목표)* 라이언즈 부문이 신설되기도 했지요. 작년 수상작 몇 편을 살펴볼까요?


*SDG : UN국제연합이 지난 2015년 주창한 의제로 환경, 경제,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각국 공통의 목표를 뜻한다.


<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 부문 수상작>
볼보(Volvo)의 ‘The E.V.A. initiative’ 캠페인



볼보는 보통의 자동차 회사들이 충돌 테스트에 남성형 더미 인형을 사용한다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한정된 정보를 기반으로 차를 만든다면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아이, 임산부나 노약자의 경우 실제 사고에서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지요. 

이에 볼보는 7만 여명 이상의 다양한 탑승자 조건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충돌시험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1970년 이후 자사의 충돌시험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면서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변화를 줄 것을 촉구하지요.


[캠페인 영상 바로 보기] 



<건강&복지(Health & Wellness) 부문 수상작>

이케아(IKEA)의 ‘ThisAbles Project’ 캠페인



이케아의 “ThisAbles Project”는 보통의 가구 제품이 정상인의 체형이나 신체 활동을 기준으로 제작되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겐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착안해,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이케아의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디자인 프로젝트입니다. ‘Disables(장애)’라는 단어를 ‘Thisables(가능)’이라는 뜻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죠.


[캠페인 영상 바로 보기]


그 외에도 수많은 수상작들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차별 등의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이쯤 되면 사회적 가치 코드가 마치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종의 ‘치트키’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실제 광고계에서도 사회적 가치 콘텐츠는 ‘먹힙니다’.


초당 광고 단가가 2억 원에 달한다는 미국 슈퍼볼(Super Bowl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 세상에서 가장 비싼 광고들이 펼쳐지는 슈퍼 광고전에서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의 편리와 평등을 넘은 포용성, 다양성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장애’, 2020년 ‘여성의 도전’을 다루며 호평을 이끌었고, 아우디 등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슈퍼볼 팬들에겐 이미 익숙하지요.




뉴 미디어, 유튜브가 사회적 가치를 만났을 때
해외 유튜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이미 사회적 가치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신발 계의 애플이라 불리며 모든 제품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재료로 만드는 브랜드 올버즈(ALLBIRDS)는 수많은 패션 유튜버들에 의해 정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인지 확인되고 있습니다. 먹방 유튜버들은 비욘드미트 같은 대체육 제품을 눈을 감고 맛보며 섬세한 미각으로 품평합니다.



태양광 패널 2장을 설치하면 사막 지역에서도 하루에 물 2리터를 만들어내는 솔루션으로 임팩트 투자자들의 이목을 한번에 사로잡은 소셜벤처 스타트업 ‘제로 매스 워터(Zero Mass Water)’. 과학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아이템이지요. 


지속가능한 삶, 친환경적인 삶을 표방하며 모든 콘텐츠를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브이로그로 채우는 유튜버들은 이미 각국에서 활동 중입니다.


미디어가 사회적 가치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거의 대부분은, 미디어를 보는 고객이나 구독자가 당면했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사회문제에서 출발합니다. 


흥미로운 국내 유튜버의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차차와 피아노 놀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차차샘은 초보자들도 쉽게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댓글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피아노 학원을 다니지 못했는데 도움이 되었다” “피아노를 전공하고도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위로가 된다”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올라오자 차차샘은 피아노 배우기가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 직접 가르치는 콘텐츠, 음악전공자인 구독자와 함께 피아노를 가르치는 콘텐츠를 만들어 구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차차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소셜 벤처를 창업합니다. 전공을 살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은 이들을 선생님으로 고용하고, 저렴한 가격에(취약계층 학생들은 거의 무료로) 원격 1:1 레슨을 진행합니다. 올해 초부터 현재 선생님 7명, 학생 250명을 확보했습니다. 


아직 작은 규모지만 고객의 사회문제를 정확히 캐치하여 미디어 콘텐츠에 사회적 가치를 녹여내고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낸 재미있는 사례이지 않나요?


두 번째로, 크리에이터가 가진 고유한 본질과 사회적 가치가 잘 연계 됐을 때 고객이 환영하는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해외 유튜브 채널 가운데 ‘Mr. Beast’는 구독자가 4,160만 명(!)에 달하는 이 초대형 채널입니다. 메인 컨셉은 ‘규모 있는 기발한 장난’이지요. 예를 들어 친구 집에 1000만 개의 레고 블록을 몰래 넣어두고 반응 살펴보기, 2만 개의 자석으로 자동차를 끌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처럼요.



이들은 ‘기발한 장난’이라는 본연의 콘셉트로 사회적 가치 영역에 진입합니다. 노숙인에게 아예 집을 사주거나, 마트를 통째로 털어 노숙인 센터에 주고 도망가는 식으로 이어지죠. 중고차 매장을 확보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분의 이야기를 듣고는 차량을 10달러에 판매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합니다(기업 광고와 후원이 이어지기 좋은 내용이지요). 

작년 10월부터는 Team Trees라는 프로젝트를 개설해 나무 2천 만 그루 심기에 도전합니다. 1달러에 1묘목을 심겠다며 모금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무려 2,200만 달러를 모으는데 성공하지요. 


국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크리에이터들의 시선으로 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SOVAC 2020에서는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가 ‘행복인플루언서’가 되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체험하고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지요. 저는 작년에 이어 행복인플루언서들에게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초대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세탁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10년간의 세탁소 운영 경험을 살려 세탁 노하우를 전하는 그가 ‘재생가죽 스니커즈를 신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촬영했습니다.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새로운 세탁법 알려줄 수 있을텐데, 왜 이런 영상을 촬영하게 되었을까요?



세탁설의 콘텐츠를 보는 구독자들은 ‘내가 가진 의류를 제대로 세탁해 더 오랫동안 사용하고 싶다’는 니즈를 갖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본질 역시 버려질 뻔한 재료를 다시 가공하여 더 오래 쓰는 것이지요. 세탁이라는 일상적인 활동에 업사이클링 제품을 더해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제대로 관리해 사용하는 것이 환경 보호의 시작임을 다시금 깨우치게 합니다. 


실제 이 영상에는 구독자들이 일상에서 해봄직한 ‘환경 보호 실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약속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사회적 가치 활동에 시너지를 낸 경우이지요.


‘코즈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기업이 환경, 기아, 빈곤, 보건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흔히 `코즈(Cause)’를 ‘어떤 일을 꾀하는데 내세우는 합당한 구실이나 이유’라는 뜻의 대의명분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즈의 일반적인 의미는 ‘원인, 이유’ 이지요. 


즉 코즈 마케팅은 CSR활동과는 다릅니다. 브랜드나 제품의 존재 가치를 실현을 목적으로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즈 마케팅이 미디어 영역에서의 사회적 가치 사례들과 직접적 관계에 있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업, 브랜드, 콘텐츠들이 점점 스스로의 존재 원인과 이유를 향해가는 모습들이 미디어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은 소수의 인원,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시대가 변화와 혁신에 공감해야만 가능하지요. 


고민은 관심이, 행동은 의식이 됩니다. 누군가의 상황일 뿐이라 단정지을 수 없기에 지구엔 선한 영향력이라는 물결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을 비롯한 시장 전체가 삶의 가치와 모두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사회적 가치가 일으킨 파도가 미디어 시장을 통해 어떤 변화를 불러올 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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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V클로즈업] 미디어 시장에 부는 사회적 가치의 바람
등록일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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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 SV비즈니스

출처 SK매거진
유형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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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디어 #영화 #코즈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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