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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치료제의 사회적 가치

2021.06.18




김진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디지털 치료제 전문 개발회사인 (주) 하이 (HAII)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한국 UX 연구의 선두주자로 현재 연세대학교 HCI Lab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환자들을 질병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디지털 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글. 연세대학교 김진우 교수



백신의 개발 및 공급과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대는 현재 지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의 사회적 과제는 감염에 대한 방역이었습니다. 의료진의 노고와 사회구성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불편에 대한 고려를 조금은 뒤로 하고, 사회 전체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시되었던 나날이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구성원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였습니다. 


(출처) 보험연구원/ 연합뉴스


실제로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통계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더불어 지난 6월 9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 우울감 지수가 코로나 19 등장 이전인 2018년 2.34점에서 올해 3월 기준 5.7점으로 2배이상 상승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사람들과의 만남이 힘들어지면서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사회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과 이에 따른 위생에 대한 강박증세를 호소하는 환자 역시 늘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한 사회적 과제는 ‘코로나 블루 극복’이 대표하는 사회구성원의 ‘마음 건강 회복’이 된 것입니다. 마음 건강 회복을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상담 등을 통한 치료입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는 것에 장벽이 되는 심리적, 제도적 현실이 있습니다. 소위 “F코드”로 대표되는 정신의학진료기록에 따른 현실적 불이익과 사회에서 갖고 있는 소위 ‘정신병’에 대한 편견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의학적 효과를 갖는 “디지털 치료제” 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IT 헬스케어 분야에서 급격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챗봇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실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으로 사용하는 것이 디지털 치료제입니다. 미국의 FDA 혹은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의약품 관련 관리기관에서 치료 목적으로 효과에 대한 인증을 받은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관에서 처방하거나 의료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정신건강분야에서의 디지털치료제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환자의 제도적 장벽과 심리적 장벽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게 합니다. 


정신과 질병 코드인 F코드는 보험상품의 가입과 특정 직업으로의 취직에 제한을 줍니다. 정신성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상담용 Z코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한시적이고 제한적인 치료에 불과합니다. 

Z코드의 진료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기준 상위권입니다. 그렇다고, F코드를 없애기는 힘듭니다. F코드를 없앤다면, 향정신성 의약품의 처방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입니다. 약물 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는 디지털치료제는 F코드의 진단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치료제입니다. 이는 정신의학진료에 대한 제도적 장벽의 극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더불어 기존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접근성을 가진 디지털 치료제의 특성은 사회구성원의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 역시 낮출 수 있습니다. 

부작용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저분자 화합물로써의 향정신성 약물에 비해 행동유도 및 외부적 자극을 통한 정신과적 디지털 치료제는 그 부작용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치료제의 UI/UX는 경구제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심리적 위험성을 현저히 낮출 것입니다.

 

이처럼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정신건강 관련 의약품에 대한 제도적,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 사회적 마음 건강 회복’이라는 사회적 목표 달성에 효과적입니다.

 

2020년 2월,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원격진료가 한국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던 사례와 같이,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 역시 필요에 따라 허가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도적 보장에 따라 산업의 발전은 더욱 빠르게 이뤄집니다. 그리고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 산업의 발전은 분명, 사회적 이익을 발생시킵니다.




사실 코로나 19 이전에도 정신건강의학과로 가는 사람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마음 건강에 대한 디지털치료제의 등장은 단순히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른 ‘언택트’ 기술 트렌드가 아닙니다. 사회적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코로나19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입니다.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는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욕구가 반영된 기술입니다. 이제는 디지털을 통해 정신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과거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의 치료가 오로지 진통제와 수술 뿐이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허리디스크에 대한 치료는 주로 보존적으로 이뤄집니다. 해당 병증이 수술 없이도 개선시킬 수 있음을 연구와 임상을 통해 입증하였기 때문입니다. 


정신건강 역시 디지털 치료제가 적극적으로 도입된다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기존의 다소 과격한 호르몬 조절을 통한 “약물 치료” 메커니즘의 관리에 비해 온건한 방식의 외부 자극 및 행동 유도를 통한 정신건강 개선을 꾀하는 디지털 치료제는 IT 기술과 함께 발전하는 헬스케어 산업의 대표주자가 될 것입니다.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의 최종적인 청사진은 “디지털 치료제의 적극적 사용을 통한 전 사회적 정신 건강 케어 문화 확산” 일 것입니다. 이는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을 통해 실현 가능합니다. 장점은 단순히 접근성 상승과 부작용 감소의 요소 만이 아닙니다. 


(출처) KHIDI 바이오헬스 리포트(2019.1월) 재구성


정신건강 디지털 치료제는 복약에 대한 실시간 확인으로 환자들에 대한 관리 또한 용이하게 할 것입니다. 최적화되고 개인화된 UX 설계는 치료제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켜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합니다. 


환자의 병증에 대한 진단 및 치료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도 역시 디지털 치료제는 자유롭습니다.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공급되는 치료제의 특성은 대규모 공급에 적합하며, 이는 공중보건의 수준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월 영국의 국영 건강보험 NHS는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인 슬립피오(sleepio)에 대해 1,000만명 분의 사용료를 지불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 치료제의 효용은 매년 성장하는 시장규모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2020년 21억 달러(약 2조3967억원)에서 연평균 26.7% 성장해 다가오는 2025년에는 69억 달러(약 7조8419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내 역시 ‘주식회사 하이’(이하 HAII)를 필두로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국내 디지털 치료제 회사 중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자격을 획득한 한국의 디지털 치료제 산업의 대표주자 HAII는, ADHD 아동 치료 앱 “뽀미”, 범불안장애 치료 앱 “마음정원”, 마비말 장애 치료 프로그램 “퍼터커” 그리고 경도인지장애 치료 챗봇 “새미톡” 등을 개발하여 이미 출시하였고 일부는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세계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국내 시장 역시 태동 중에 있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유투브를 본다는 사람들에게 동영상은 무조건 대형 TV 화면으로 보아야 한다고 외치던 때도 있었고, 원격진료는 의료 품질을 저하시키는 서비스라고 외치며 점잖은 분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어색한 구호를 외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으로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누군가 극심한 불안 장애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려할 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불안증 치료제’가 있다면… 

부모와 갈등관계에 있는 ADHD 아동들에게 누군가 ‘나쁜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이라는 이야기로 치료’를 권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이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하는 어르신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디지털 치료제의 ‘사회적 가치’ 라는 거창한 표현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금 당장 우리의 이웃들에게 작은 도움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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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기고]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치료제의 사회적 가치
등록일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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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OV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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